
2026년 4월 29일, 국내 최초의 CAR-T 치료제 림카토가 식약처 정식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큐로셀이 개발한 이 항암제는 임상 2상 데이터만으로 허가를 받아 기술적·제도적 측면 모두에서 국내 바이오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습니다.
국내 첫 CAR-T 치료제 림카토 허가의 배경과 의미
림카토는 혈액암 환자의 면역 세포, 즉 T세포를 체외에서 채취하여 유전자를 조작한 뒤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도록 설계한 맞춤형 치료제입니다. 1회 투여로 치료가 완결되는 '원샷 투여'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항암 치료와 본질적으로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큐로셀은 2020년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한 이후 약 6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허가 경로입니다. 림카토는 임상 3상 없이 임상 2상 데이터만으로 정식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이는 정부의 바이오챌린저·GIFT 신속심사 제도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이라는 제도적 뒷받침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기존에는 급여 등재까지 약 18개월이 소요되었으나, 이 병행 시범사업 적용으로 약 90일로 대폭 단축될 수 있게 되었으며, 큐로셀은 2026년 9월 급여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임상 성적도 글로벌 기준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림카토의 전체 반응률(ORR)은 75.3%, 완전 관해율(CR)은 67.1%로,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기록한 완전 관해율 40%를 크게 상회합니다. 해외 CAR-T 치료제를 이용하려면 환자의 세포를 해외로 운송한 뒤 다시 국내로 받아 투여하는 과정에서 34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반면 림카토는 제조가 국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운송 시간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습니다. 국내 의료진이 접근성과 비용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당초 업계 예상보다 심사 기간이 길어진 것은 국산 첫 CAR-T 치료제였기 때문에 보안 자료 교환 절차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에는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제도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거친 셈입니다. 림카토의 허가는 단순히 하나의 신약이 탄생했다는 사실을 넘어,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에 가까워졌음을 입증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매년 최소 300명가량의 환자가 림카토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차세대 기술 적용으로 약효를 높여 더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선택지가 생긴 것입니다.
큐로셀 재정 상태와 상업화 리스크의 구조적 이해
림카토의 기술적 성취와 별개로, 큐로셀의 재무 구조는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작년(2023년)과 작년(2024년) 모두 이렇다 할 매출 없이 360억 원대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영업손실 311억 원, 2024년 366억 원, 2025년 363억 원으로 지속적인 적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신약 개발 바이오텍에서 흔히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하지만, 큐로셀의 경우 법차손 비율이 921%에 달해 관리종목 지정 위험 수준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적자 바이오텍과는 차원이 다른 재무적 긴장감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압박을 타개하기 위해 큐로셀은 상장 이후 2년 반 동안 총 1,157억 원을 조달했으며, 최근에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를 통해 727억 원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조달 목적은 GMP 고도화, 파이프라인 R&D, 그리고 운영자금 충당입니다. 단기 유동성은 이를 통해 일정 부분 확보된 상태이지만, CAR-T 치료제의 상업화는 초기 고정비가 매우 크기 때문에 현금 소진 속도가 현금 창출 속도를 앞서는 구조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림카토의 예상 매출은 올해 300억 원, 내년 750억 원, 그다음 해에는 900억 원 수준입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국내에서 4년간 2,6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현실적인 수치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보험 약가 및 위험 분담제 협상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매출 목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급여 등재 시점이 늦어지거나 실제 처방 확산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질 수 있습니다. 기술적 성과와 기업의 재무적 지속 가능성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빠르게 메우느냐가 큐로셀의 기업 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입니다. 간절히 기다려온 허가를 받은 만큼, 이제는 상업화 실행력이 진짜 시험대가 되었습니다.
큐로셀의 해외시장 전략과 글로벌 도전 가능성
큐로셀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를 발판 삼아 단계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 등 지리적으로 인접한 아시아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설정했습니다. 이 전략에는 분명한 논리적 근거가 있습니다. CAR-T 치료제는 특성상 제조가 국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운송 거리가 길어질수록 시간·비용·세포 보존 등의 측면에서 리스크가 커집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지역, 특히 일본을 우선 공략하는 것은 비용 효율성과 실현 가능성 모두에서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일본 시장은 고령화가 심화된 사회로 혈액암 환자 수가 많고, 첨단 의약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으며 제도적으로도 신속심사 제도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국내와 일본이라는 두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한 이후, 큐로셀은 미국 FDA 승인 도전을 고려할 계획입니다. FDA 승인은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신뢰의 증표이자, 빅파마와의 파트너십 또는 라이선스아웃(License-out) 협상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경로에도 현실적인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FDA 승인을 위해서는 미국 현지 임상시험이나 추가 임상 데이터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요구합니다. 현재 큐로셀의 재무 구조를 감안하면 국내·일본 시장에서의 상업화 성과가 FDA 도전의 선행 조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해외시장 전략의 성패는 국내 급여 등재 속도와 일본 시장 진입의 타이밍에 크게 달려 있습니다. 국산 CAR-T 치료제가 글로벌 무대에서 킴리아 등 빅파마 제품과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시나리오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림카토의 허가는 그 출발선에 서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의미를 지닙니다.
림카토의 허가는 국내 CAR-T 기술 자립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글로벌 제품과 경쟁 가능한 임상 데이터로 실질적인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큐로셀의 법차손 비율 921%로 대표되는 재무 취약성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기술적 성과와 재무적 지속 가능성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속도가 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출처]
영상 채널: 한국경제 / https://www.youtube.com/watch?v=BZ4wZU7HL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