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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증시분석

코스피 최고치의 역설 (ETF 수급, 관세 리스크, 우선주)

by 하나북 2026. 6. 6.

솔직히 저는 지수가 오르면 무조건 좋은 시장이라고 믿었습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찍던 날, 제 계좌는 오히려 빨간불이 켜져 있었고, 그 이유를 한참 동안 몰랐습니다. 지수와 체감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ETF 수급이 시장을 움직인다는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코스피가 외국인의 6조 6천억 원 이상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2,801선을 지켜냈습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이 정도 물량을 쏟아내면 지수가 무너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를 온전히 받아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ETF(상장지수펀드)라는 도구입니다. ETF란 특정 지수나 테마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개인이 개별 종목 대신 묶음으로 매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저도 반도체 테마 ETF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을 쓰고 있었는데, 제가 그 '수급 쏠림'을 직접 만들어낸 주체 중 하나였다는 걸 뒤늦게 인식했습니다.

삼성전기 주가가 하루에 9.58% 급락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기업 실적이 나빠진 것도, 업황이 꺾인 것도 아닙니다. 코덱스 AI 반도체 핵심 기술, K-반도체 등 여러 ETF 안에서 삼성전기 편입 비중이 35~37%까지 치솟으면서 리밸런싱(편입 비중 재조정) 물량이 쏟아진 결과입니다. 리밸런싱이란 ETF 내 특정 종목 비중이 허용 한도인 30%를 초과할 경우, 강제로 해당 종목을 매도하여 비중을 맞추는 작업을 말합니다.

저는 예전에 기업만 보고 투자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례를 보면서 그 생각이 절반짜리였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ETF 수급 구조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기업 분석 못지않게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삼성전기 급락 전후로 개인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ETF 내 특정 종목 편입 비중이 30% 상한에 근접하면 리밸런싱 매도 압력이 커집니다.
  • ETF 수급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일수록 매도 충격도 크게 나타납니다.
  • 정기 리밸런싱 일정(예: 6월 15일)을 사전에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관세 리스크, 무시했다가 계좌가 먼저 알았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 강제노동 제품 수입 방관을 이유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습니다. 한국에는 12.5%의 관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며, 과잉 생산 조사까지 병행되고 있어 이중 관세 위협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런 거시경제 뉴스를 예전엔 흘려들었습니다. 멀게 느껴졌고, 당장 종목 차트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환율이나 유가가 같이 올라가는 날, 제 계좌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흔들렸던 경험이 몇 번 쌓이고 나서야 이게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무역법 301조란 미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판단한 국가에 대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입니다. 이번 조치는 의회 동의 없이 150일만 유지 가능한 기존 '글로벌 관세 10%' 조치의 대안을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과거 한미 협상에서 상호 관세가 15%로 합의된 바 있는데, 강제노동 관세 12.5%가 확정되고 과잉 생산 관세까지 추가되면 그 합의선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출처: 미국 무역대표부 USTR).

산업통상자원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USTR 대표와 기존 합의의 이익 균형 유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공청회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한 달 뒤 확정되는 만큼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수출 중심의 국내 제조업에 미칠 영향을 지금부터 따져봐야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삼성전자 우선주, 저평가인가 함정인가

AI와 반도체 종목 랠리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가격 차이 비율)이 35.7%까지 벌어졌습니다. 괴리율이란 보통주와 우선주 사이의 가격 차이를 보통주 기준으로 나눈 비율인데, 올해만 10% 포인트 이상 확대된 것은 이례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우선주가 저렴하면 배당 수익률이 높아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높은 잉여현금흐름(FCF) 덕분에 우선주 배당 수익률이 연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FCF(잉여현금흐름)란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 투자 등 필수 지출을 뺀 나머지로, 배당 재원의 핵심 지표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은 좀 다르게 봐야 합니다. 우선주는 보통주 대비 거래량이 훨씬 적어, 시장이 조금만 흔들려도 단기 변동성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납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들어갔다가 괴리율이 더 벌어지는 국면에서 손실 폭이 커진 경험이 있었습니다. 증권가에서 조심스럽게 키 맞추기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타이밍이 언제일지 아무도 단언하지 못한다는 점을 먼저 직시해야 합니다.

ETF를 통한 보통주 매수세 집중이 괴리율 확대의 주원인으로 지목됩니다(출처: 한국거래소 KRX). 따라서 우선주에 관심이 있다면 단기 차익보다는 배당을 염두에 둔 장기적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지금 시장은 지수 숫자 하나로 판단하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수급 구조, 관세 리스크, 우선주 괴리율처럼 표면 아래 움직이는 변수들을 함께 읽어야 비로소 그림이 보입니다. 무조건 따라가던 때와 달리, 이제는 왜 오르는지, 누가 사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수익보다 먼저 손실을 막아준다는 걸 저는 몇 번의 쓴맛으로 배웠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기준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9r8F1Mvfqa8&t=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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